기업용 소프트웨어를 고를 때 화면이 얼마나 깔끔한지, 메뉴가 얼마나 잘 정리돼 있는지는 오랫동안 중요한 기준이었습니다. 그런데 가트너는 에이전틱 AI*가 이 기준 자체를 흔들 수 있다고 봅니다.
핵심은 소프트웨어가 사라진다는 뜻이 아닙니다. 사용자가 화면을 직접 만지는 대신, AI 에이전트가 여러 시스템을 넘나들며 결과를 내는 흐름이 늘어나면 가치의 중심은 UI보다 성과와 연결 구조로 이동합니다.
⏱ 6분 읽기 · AI · D.Flick Editorial
화면보다 성과가 먼저 보이는 시장
가트너는 현재부터 2030년까지 최대 2,340억 달러 규모의 기업 애플리케이션 지출이 에이전틱 차익거래*의 영향을 받을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2030년 전체 기업용 애플리케이션 SaaS 지출의 약 20%에 해당하는 규모입니다. 여기서 말하는 변화는 단순히 AI 기능이 붙는 수준이 아니라, 사용자가 소프트웨어와 상호작용하는 방식이 달라지는 데 있습니다.
에이전틱 차익거래는 AI 에이전트가 여러 시스템에서 업무를 수행하면서 기존 인터페이스를 거치는 횟수가 줄어드는 현상입니다. 다시 말해, 제품의 가치는 ‘얼마나 자주 클릭하게 만드는가’보다 ‘얼마나 적은 마찰로 원하는 결과를 주는가’로 평가받기 쉬워집니다.
UI 중심 경쟁이 약해지는 이유
가트너 애널리스트는 에이전틱 시스템이 UX 중심의 기존 애플리케이션을 우회해 결과를 직접 제공함으로써 소프트웨어를 눈에 띄지 않게 만든다고 설명했습니다. 이 말은 인터페이스가 무의미해진다는 뜻은 아닙니다. 다만 구매자가 체감하는 차별점이 화면 디자인이나 대시보드 구성만으로는 유지되기 어려워졌다는 뜻에 가깝습니다.
특히 기업용 SaaS는 사용자 수가 늘수록 매출이 커지는 구조에 익숙합니다. 그런데 에이전트가 사람 대신 작업을 처리하면, 사용자 증가와 매출 성장의 연결고리가 약해질 수 있습니다. 제품을 잘 쓰게 만드는 설계만으로는 부족하고, 시스템 간 연결, 업무 맥락 유지, 결과 품질까지 함께 설계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기능 추가보다 맥락 축적이 중요한 이유
가트너는 기업이 더 나은 성과를 원하지, 도구나 대시보드를 하나 더 사는 데 집중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봤습니다. AI 기능을 더하는 것만으로는 성과 개선보다 비용 증가로 이어질 수 있고, 실제 효과를 내려면 기업의 지식과 고객 맥락을 계속 유지할 수 있는 시스템이 필요하다는 설명입니다.
이 지점은 많은 제품이 놓치기 쉬운 부분입니다. 기능은 빠르게 붙일 수 있지만, 맥락은 쌓아야 합니다. 그래서 앞으로의 경쟁은 ‘무엇을 할 수 있느냐’보다 ‘조직이 쌓아온 정보와 관계를 얼마나 잃지 않고 이어가느냐’에 더 가까워질 가능성이 큽니다.
SaaS의 경쟁 축은 제품 내부에서 바깥으로 옮겨간다
이번 전망이 중요한 이유는, SaaS의 위기가 곧 소프트웨어 종료를 뜻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가트너가 말한 ‘사스포칼립스’ 역시 종말보다 변모에 가깝습니다. 기존 업체는 인터페이스 기반 가치에서 성과 기반 가치로 옮겨가야 하고, 신규 진입자는 특정 업종에 묶이지 않은 에이전틱 플랫폼으로 시장을 파고들 수 있습니다.
결국 기업용 소프트웨어는 제품 자체만으로 경쟁하기보다, 여러 업무 시스템을 얼마나 자연스럽게 묶고 결과를 얼마나 분명하게 증명하느냐로 평가받게 됩니다. 다음 SaaS를 볼 때는 기능 목록보다, 그 제품이 어떤 맥락을 기억하고 어떤 성과를 남기는지부터 살펴봐야 합니다.
소프트웨어는 더 보이지 않게, 판단은 더 엄격하게
에이전틱 AI가 바꾸는 것은 화면의 모양보다 소프트웨어를 사는 이유입니다. 사용자가 직접 조작하던 시대에는 편의성과 사용성이 강한 무기였지만, 에이전트가 업무를 대신 처리하는 환경에서는 결과의 정확도, 맥락 유지, 시스템 연결성이 더 중요한 기준이 됩니다.
D.Flick가 보기에 이 변화는 SaaS가 약해진다는 신호가 아니라, 소프트웨어의 가치 설명 방식이 바뀐다는 뜻에 가깝습니다. 이제 제품은 더 조용해질 수 있지만, 그만큼 성과를 입증하지 못하는 서비스는 더 빨리 설 자리를 잃을 수 있습니다. 앞으로 중요한 질문은 하나입니다. 우리 제품은 사용자를 얼마나 많이 붙잡고 있나, 아니면 결과를 얼마나 잘 만들어 내고 있나.
에이전틱 AI: 스스로 목표를 세우고 여러 시스템을 오가며 작업을 수행하는 AI 방식
에이전틱 차익거래: AI 에이전트가 기존 인터페이스를 우회해 업무를 처리하면서 생기는 가치 이동
ROI: 투자 대비 얻는 수익의 비율
ⓘ References
가트너, “에이전틱 AI가 SaaS 시장 재편… ‘사스포칼립스’ 본격화”
http://www.digitalbizon.com/news/articleViewAmp.html?idxno=2343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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